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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차 글쓰기(2모둠)
조회 9
회원이미지김성화
2011-11-09 23:01:21
       

가진 자의 선한 본성에 기댄 불안한 구원 2모둠 김성화

 

인간은 선하고 그 선한 본성이 발현되는 사회는 참으로 아름답고 평화롭다는 것으로 이 영화를 정리하면 정말 편안한 애니메이션일 터인데 결말을 환상같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면 나는 인간의 선한 본성을 100% 신뢰하지는 못하나 보다.

멈블이 속한 황제펭귄 집단은 멈블이 자신들과 달리 노래를 못 부른다고 따돌리고, 물고기 기근의 원인이 멈블의 탭댄스 때문이라며 ‘재앙을 불러오는 자’라는 낙인을 찍어 추방령을 내린다.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기존 질서에 순응하여 멈블에게서 등을 돌린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 멈블이 어떻게 재앙의 근원이 외계인에게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통찰력을 지니게 되었고, 기존 질서를 대표하는 노아에게 당당히 저항하고 외계인을 만나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오겠다며 스스로 공동체를 나서는 용기를 갖게 되었으며, 눈보라 치는 골짜기와 금지된 해안을 지나고 깎아지른 빙하를 뛰어내리는 등 목숨까지 바치는 이타심을 갖게 되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헐리웃 영화에서는 가족이나 연인을 향한 지극한 사랑이 그런 기적을 이룬다고 말한다. 이 영화에서도 노마진과 글로리아의 사랑이 멈블을 그렇게 만든 점이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선한 본성’을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는 것이 의외였다.

선한 본성이라는 말은 일상생활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데 이 영화에서는 세 장면에서 네 번이나 쓰였다. 그리고 이 선한 본성은 동물과 외계인인 인간이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멈블은 타고난 선한 본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직관력과 용기와 끈기와 이타심을 갖고 공동체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모험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 ‘선한 본성’ 덕분에 멈블은 자칫하면 낙오자나 패배자로 살아갈 뻔했는데 전통과 권위에 맞서 자신과 모두를 구하는 영웅으로 거듭나게 된다. 러브레이스와 라몬 일행은 멈블과 그 어려운 여정을 함께한다. 또 외계인인 인간들은 선한 본성으로 남극에서 어업 중단을 결의함으로써 작게는 펭귄을 구하고 크게는 인류를, 지구를 구한다. 다행스럽게도 이 애니메이션에서는 가진 자들이 타인을 위해 선한 본성을 발휘해 주었다.

그러나 가진 자가 늘 선한 본성(better nature)만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본성에는 더 나쁜 본성(worse nature)도 있고, 자기에게 불리한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그것이 드러날 수 있다. 특히 약자의 저항이 없는 상태에서 가진 자들이 발휘하는 선한 본성은 오래가기 어렵다.

이 영화에서도 러브레이스는 자신의 목을 옥죄는 비닐포장지가 벗겨지자 멈블이 죽을 것이라고 예언하며 자기들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고래해체 작업을 하다가 방치된 공장, 고래들의 뼈 무덤, 바다 위의 온갖 쓰레기, 물고기를 싹쓸이 해가는 거대한 원양어선들은 인간의 선하지 않은 본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런 인간들이 펭귄들의 탭댄스를 한 번 본 뒤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고 남극에서 조업금지를 결의하는 장면은 너무 순진하여서 비현실적이고 환상처럼 느껴진다.

또한 남극에 다시 물고기들이 돌아오고 펭귄이 행복을 누리는 결말은 인간의 선한 본성에 기대 얻은 결과이기 때문에 펭귄들이 일사분란하게 추는 춤은 인간들을 향한 구걸로 보이고, 인간들이 높은 위치에서 펭귄들을 내려다보는 장면 구성은 대표자인 노아를 대신한 인간들의 지배를 예언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스스로 싸워서 쟁취한 것이 아니라 선한 본성에 기댄 해피엔딩이기 때문에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이는 것이다.

개개인이 선한 본성을 자연스레 발현하면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감독의 신념을 나는 아무래도 내 것으로 하지 못 할 것 같다.

 
 회원이미지최시한  2011-11-10 13:10   답글    
'선한 본성' 문제를 제재로 삼은 게 처음부터 좋았습니다. 참신한 글 한 편을 완성하셨는데, 글의 전개 면에서 세련되지 않은 데가 조금 있습니다.
우선 제목이 설명적입니다. 모든 것을 다 담으려 하지 말고 제재 혹은 초점만 제시하거나 독자가 상상할 여지를 남겨 두는 게 좋습니다. 저는 "가진 자의 '선한 본성'" 정도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보자마자 의심이 드니까요.
첫 단락 또한 제목과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거기에 글 내용을 거의 다 담는 바람에 독자를 유인해 갈 여지가 적어졌습니다.
마지막 단락의 "감독의 신념" 운운은 작품 자체의 실상을 섬세하게 살피지 않은 느낌을 줍니다. 이 작품은 뮤지컬 영화이고 희극적인 요소와 진지한 요소가 묘하게 결합된 양식인데, 감독이 과연 존재의 선한 본성에 모든 것을 기대고 있는가 의문입니다. 김 선생님이 선한 본성에 대해 그런 태도를 지니게 된 것은 작품이 그래서일까요 김 선생님이 그렇게 보았기 때문일까요? 아직까지 러브레이스라는 인물의 기능에 주목한 사람이 없는데, 이런 맥락에서 선생님이 그의 이 작품에서의 광대 같은 역할에 주목해 보십시오. 제가 내드렸던 연습 문제에 그에 관한 것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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