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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해피피트 감상글 3차(3모둠 안수정)
조회 9
회원이미지lavieenrose
2011-10-30 16:44:21
       

진실을 찾아서

삶의 도처에는 불편한 진실이 존재한다. 그러나 진실은 거대 권력에 의해 은폐, 조작되기도 하고 바라보는 이의 눈에 의해 왜곡되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미제로 남아있는 각종 사건들을 비롯해 다양한 진실규명위원회 등을 보더라도 진실과 마주하기란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작년 이맘때쯤 인터넷을 달군 한 대중 가수의 학력에 관한 진실 규명 과정은 그럴듯하고 왜곡된 주장이 진실을 삼켜버릴 수도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영화『해피피트』는 남들과의 다름이 잘못으로 취급되는 사회 속에서 혼자만의 개성을 유지하며 초월적 존재에 대한 환상과 권위에 맞서 사회의 진실과 문제의 해답을 찾아내는 펭귄 멈블의 이야기이다.

이 영화에는 진실에 관한 두 개의 시선이 존재한다. 하나는 '진실을 맹신하는 측'의 시선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들이 가진 신념이 곧 진실이다. 멤피스는 절대로 알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는 펭귄 사회의 금기를 어긴 죄책감으로 자신의 아들 멈블이 일반 펭귄과는 다른 특성을 지닌 존재라는 사실에 크게 상심한다. 또한 전체의 믿음을 담보로 무리 위에 군림하는 지도자 노아의 입장에서, 일반적인 펭귄들의 하트송이 아닌 특유의 춤을 내세우는 멈블은 제거의 대상이며, 그의 몸짓과 발짓 하나하나는 불경한 짓이 된다.

다른 하나는 '진실을 의심하는 측'의 시선이다. 멈블은 거짓을 진실로 위장하여 절대적 믿음과 복종을 요구하는 또 다른 펭귄 사회의 지도자 러브 레이스의 부적, 갈매기 발에 채워진 플라스틱 등을 단서로 자신이 속한 사회의 진실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공격을 막아내고 집단의 위기로 떠오른 물고기 기근을 해결하겠다는 동기를 불러일으키게 되는 요인이다.

확고한 신념 때문에 두 시선은 소통이 되지 않고 타협의 여지도 없다. 결국 멈블의 결정은 자신의 믿음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 대양 너머 인간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인간 세계에서 멈블은 자신의 사회를 지배하는 믿음이 허상이었음을 목도한다.

하지만 펭귄과 인간 사이의 소통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멈블은 인간들에게 왜 자신들의 물고기를 가져가는지 항의해 보지만 펭귄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과의 타협이 가능할 리 만무하다. 동물원에 갇힌 멈블의 처량한 모습에서 진실은 그대로 묻히는 듯하다. 그러나 동물원 유리를 두드리는 한 아이의 리듬에 멈블은 자신의 주특기 탭댄스로 화답하며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이를 계기로 멈블은 인간을 펭귄의 땅으로 인도하며 마침내 펭귄 보호를 위한 어획금지가 확정된다.

멈블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진실을 알아내고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 리고 자신이 발견한 진실을 통해 아버지 멤피스와 지도자들에게 왜곡된 실상을 알게 해주고 인간의 존재를 눈으로 보여줌으로써 그들을 이해시키는 데 성공한다. 이어 인간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바탕 집단 가무가 펼쳐지고 진실 찾기의 성공을 자축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수놓는 펭귄들의 춤은 맹목적 신념에 의해 마비된 이성의 회복을 돕는 경쾌한 몸짓이며, 갈등 관계에 있던 아버지와 지도자, 인간과의 소통과 화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비난의 대상이던 멈블의 춤은 다른 집단과도 소통을 가능하게 만드는 위대한 언어였음을 관객들에게 기분 좋게 가르쳐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영화의 감동은 대립하던 어느 한쪽의 승리나 패배가 아닌 서로 다른 입장의 화해와 공존에 있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도 현실의 문제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이 영화의 달콤한 결말을 보며 느끼는 행복이 한낱 영화 속 진실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 사회의 진실을 의심하는 시선을 지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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