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피트 happy feet(감독 워렌 콜맨)를 보고

2011. 10. 15. 기정아

heart song으로 상대를 유혹하여 평생의 짝을 만나야하는 펭귄 중 음치인 펭귄이 태어난다. 음치 펭귄 멈블은 노래를 못하는 대신 탭댄스에 태어날 때부터 특별한 재능이 있다. 하지만 탭댄스는 펭귄들 사이에선 주목받지 못할뿐더러 대중을 선동하는 부정한 것이므로 함께 뭉쳐야만 하는 펭귄들에게는 반역과 같은 행위라 멈블은 자연스럽게 무시받고 소외된다. 하트송을 부르지 못하지만 탭댄스에 재능을 보이는 멈블은 획일화되고 고정된 가치 안에서 펭귄으로서의 정체성도 의심받는다.

멈블의 여자친구인 글로리아도 노래 못하는 멈블을 챙피해하고 특히나 아버지 멤피스는 멈블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멈블이 변할것을 강요하며 멈블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게다가 자신이 부화 과정에서 알을 떨어뜨려 그렇게 되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현실을 더욱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객관적 근거 없는 생각들이 얼마나 우리를 편견과 잘못된 생각 안에 가두게 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멈블은 스스로를 당당하게 여기며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존재를 당당히 인정받으려 한다.

때마침 펭귄들은 큰 문제인 물고기가 자꾸 사라져 가 식량난을 겪게 된다. 멈블은 혼자 조용히 있을 때 새들에게 잡혀 먹을 뻔하다 우연히 새들에게 들은 저 바다 너머의 외계인 이야기를 생각해 내고, 분명 외계인의 짓일 것이라며 외계인의 존재를 밝혀, 물고기가 사라져 가는 이유를 밝히겠다고 길을 떠난다. 아주 멀리까지 이르렀을 때 결국 인간들의 손에 잡혀 수족관 안에 갇히게 된다. 실의에 빠져 있다 우연히 꼬마 소녀에게 탭댄스를 보인 것이 주변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 멈블은 사람들이 달아준 추적기를 달고 다시 동료들을 찾아오고 모두 탭댄스를 춘다. 자신들의 물고기가 사라지고 있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음을 온 몸으로 알린다. 그 장면을 본 사람들은 여러 펭귄들이 동시에 보내는 탭댄스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급격한 관심을 보이면서 결국 인간들이 먹이사슬을 바꿔버렸다는 것을 깨닫고, 펭귄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어획 금지령을 내린다.

멈블은 용감하기는 하지만 무모하며 신중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워낙 집단으로부터 소외되었으니, 집단을 위한 마음이 없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인간들이 달아준 추적기를 달고 자기 집단으로 돌아온 부분은 잘 이해되지 않았다. 인간들이 펭귄을 가만두지 않을 거란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해피 피트는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는 소통 몸짓이 되었다. 환경 파괴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빙하를 녹이고 수온을 높여 자연적 생태계를 변화, 파괴시키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펭귄 멈블의 모험 가득한 이야기와 즐거운 음악과 함께 하다 보면 인간의 욕심이 가져다주는 재앙이 과연 어디까지 와있는지에 대한 경각심까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