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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2차 감상글 고친 것(5모둠 문경아)
조회 9
회원이미지반디
2011-10-29 00:56:30
       

내 안에 잠든 멈블을 깨울 것

불온한 것은 아름답다. 그 안에 불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메테우스의 불, 그 불이 낡은 세상을 바꾼다.  여기, 가슴에 불을 품고 자신의 길을 당당히 걸어간 아름다운 영혼이 있다. 영화 ‘해피피트’는 바로 그 영혼에 관한 이야기이다.

물고기와 노래만 있으면 행복한 펭귄 마을. ‘마음속에 노래를 주시고 배 속에 고기를 주시는 귄님’을 찬양하며 길고도 추운 겨울밤을 펭귄들은 노래로 이겨낸다. 유난히 혹독했던 어느 겨울에 멤피스는 품던 알을 떨어뜨렸다. ‘절대로 품고 있는 알을 떨어뜨리지 말라.’는 모든 것들의 정점에 있는 금언을 어긴 그는 그해 겨울 가장 열렬히 노래한 펭귄이었다. 하지만 그의 아들 멈블은 남들보다 늦게 남들과는 다르게 태어났다.

도그마와 터부로 지배되는 어둠의 사회. 금기를 어기고 태어난 그가 그 사회의 지배질서와 대립할 수밖에 없는 것은 운명이 아니었을까? ‘하트송’이 없는 펭귄은 펭귄이 아닌 사회에서 노래 대신 춤을 가지고 태어나 혼자만의 공간에서 춤추면서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멈블. 그의 마음속에서 싹트고 자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갈망은 낡은 세계를 바꾸어 낼 혁명의 씨앗이었을 것이다.

멈블의 춤을 위협으로 받아들인 지배세력은 물고기가 줄어드는 위기를 그의 탓으로 돌려 그를 추방한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멈블이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 물고기가 없어지는 원인을 찾아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려는 멈블은 외계인이라는 인간의 존재와 만나고, 춤으로 그들과의 소통에 성공함으로써 펭귄 마을을 위기에서 구했기 때문이다. 물고기도 돌아오고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펭귄들의 새로운 세계는 다양성의 인정과 자유, 소통, 평등의 가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사회이다. 맹목적 신앙숭배와 권위적 지배질서에 의해 개인이 억압받는 낡은 사회는 멈블의 발짓에 의해 깨진 것이다. 이렇게 멈블은 고난의 운명을 타고나 외로움을 벗하며 성장하고, 모험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시험하였으며 혹독한 시련을 이기고 돌아와 낡은 질서를 깨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자를 영웅이라 부른다.

아직도 사람들은 영웅을 기다린다. 하지만 현대사회에는 한 사람의 슈퍼 영웅이 아니라 가슴 속에 불을 간직한 수많은 멈블들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멈블을 멈블이게 한 것은 자신에 대한 긍정과 권위나 위협 앞에서 굴복하지 않는 당당함, 그리고 선한 본성에 대한 믿음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낡은 세력이 두려워하는 불온함의 정체다.

나도 한 때는 멈블이었던 순간이 있었음을 안다. 하지만 나는 내 안의 멈블을 어찌했는가. 내가 사람들과 다를 때 그 다름을 부끄러워하며 남과 같아지려고 하는 순간에, ‘아니오’라고 하고 싶지만 남들 때문에 ‘네’라고 하는 순간에, 가야할 길이 험난하다는 이유로 뒤돌아선 바로 그 순간에, 길의 끝에 서서 내가 막아야 할 것들을 위해 바다에 뛰어들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그런 순간들마다 멈블은 눈을 감았을 것이다. 그렇게 내 안에서 멈블은 오랜 시간 잠들어 있는 것이다.

불온함이 더 이상 아름다움이 아니라 두려움이 되어 버린 지금, 내 안에 잠든 멈블을 어찌할 것인가. 더 이상 아름다운 시절은 없는 것인가. 하지만 ‘해피피트’의 멈블은 여전히 내 안의 멈블을 깨우기 위한 발짓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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