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본성이 모두를 구했다. 2모둠 김성화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궁금증은 ‘멈블의 지치지 않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감독은 말하고 싶은 건가?’였다.
멈블이 속한 황제펭귄 집단은 멈블이 자신들과 달리 노래를 못 부른다고 따돌리고, 물고기 기근의 원인이 멈블의 탭댄스 때문이라며 ‘재앙을 불러오는 자’라는 낙인을 찍어 추방령을 내린다. 게다가 그의 아버지는 기존 질서에 순응하여 멈블에게서 등을 돌린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 멈블이 어떻게 재앙의 근원이 외계인에게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통찰력을 지니게 되었고, 기존 질서를 대표하는 노아에게 당당히 저항하고 외계인을 찾아서 돌아오겠다며 스스로 공동체를 나서는 용기를 갖게 되었으며, 눈보라 치는 골짜기와 금지된 해안을 지나고 깎아지른 빙하를 뛰어내리는 등 목숨까지 버리는 이타심을 갖게 되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인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가족이나 연인을 향한 지극한 사랑이 그런 기적을 이룬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선한 본성’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의외였다. ‘선한 본성’은 이 애니메이션에서 두 번(세 번인 것 같은데 시간이 없어서 한 곳은 못 찾았음) 언급된다. 첫째는 멈블이 외계인을 찾으러 갈 단서를 찾기 위해 러브레이스를 만나러 갈 때 라몬 일당이 멈블에게 뭘 믿고 러브레이스가 답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선한 본성’이라고 했고, 둘째는 멈블이 섬멸자인 외계인과 대화하겠다고 하니 바다코끼리들이 무엇을 믿고 그러냐고 물을 때 ‘선한 본성’이라 답한다.
이처럼 선한 본성은 러브레이스로 대표되는 동물과 외계인인 인간이 모두 가지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멈블의 맘 속에도 기본적인 선한 본성이 있기 때문에 부모나 친구들이 가르쳐 주지 않아도 그런 직관력과 용기와 끈기와 이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이 ‘선한 본성’ 덕분에 멈블은 자칫하면 낙오자나 패배자로 살아갈 뻔했는데 전통과 권위에 맞서 자신과 모두를 구하는 영웅으로 거듭나게 된다. 러브레이스와 라몬 일당은 멈블을 도와 그 어려운 여정을 함께 하고 중도에 돌아와서는 멈블의 어머니를 위로하며 함께 살아간다. 또 외계인인 인간들은 선한 본성으로 남극에서 어업 중단을 결의함으로써 작게는 펭귄을 구하고 인류를 구하며 지구를 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감독은 인간이든 동물이든 누구에게나 선한 본성이 있으며 그것이 자신과 공동체를 구한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한 것 같다.
그런데 인간의 본성은 정말 선한가? 영화 후반부에서 인간들이 남극에서 조업금지를 결의하는 장면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고, 환타지라고 생각되는 것을 보면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인간은 그렇게 선한 존재만은 아닌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