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 여러분, 24일까지 두번째 글을 올리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시느라 수고하십니다.
제가 지난번 강의 때 말씀 드렸지만, 미진한 데가 있어 다시 말씀드립니다.
감상글은 대상이 되는 것(책, 영화 등)의 내용 자체에 관한 것과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느낌, 판단 등이 합쳐져 이루어집니다. 전자에 초점을 두면 흔히 학생들한테 쓰게 하는 '독후감'에 가까워집니다. 그런데 흔히 독후감으로 대표되는 일반적인 감상글이라는 것이, 대상에 대해 얼마나 충실히 읽었느냐를 보고하거나 평가하기 위한 글입니다. 그러다보니 그 내용과 형태가 '숙제용'이 돼버렸습니다. 여러분은 그런 글을 무심코 모델 삼아 감상글을 쓰시기 쉬운데, 그러지 마십시오. 전자 중심으로 쓰되 자유롭게 쓰시고, 아예 후자 중심으로 쓸 수도 있습니다.
감상글은 너무 '감상적'인 글, '감성' 위주 느낌 위주의 글이어서는 곤란합니다. 후자 중심으로 쓸 경우에도 생각이 들어가고 전자 즉 텍스트에 관한 객관적 진술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줄거리를 요약하거나 대상 작품을 분석할 때, 그것을 후자와 결합하거나 후자 중심의 맥락 속에 녹여서 적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때 유의할 것이 제재인데, 그것을 초점으로 잡아야 '글 전체의' 졸가리가 서게 됩니다.
한편 어떤 제재나 화제 중심으로, 또 자신의 생각과 느낌 중심으로 글을 쓰다보면 대상 즉 영화의 내용을 모두, 포괄적으로 다루기 어렵습니다. 이점을 걱정하는 분이 많은데, 서평이나 해설글이 아닌데, 감상글을 적으면서 모든 것을 다 말하려고 할 필요가 있습니까? 모든 것을 다 담아야 한다고 여기는 거기에 바로 앞에서 말한 '숙제용' 글쓰기의 관념이 끼어들어 있습니다.
'감상글은 어떤 글이다', '어떤 식으로 써야 좋은 감상글이다' 따위의 고정관념을 버리십시오. 자신의 생각과 느낌에 '자신을 갖고', 자기의 말로 자유롭게 지으십시오. 그러는 한편으로, 한 편의 글을 완성하기 위해 끝까지 다듬고 절제하고 스스로 비평하십시오! ----- 2011. 10. 21. 좋은 가을날 오후에, 최시한 적음
*추신 : 1. '두번째 글'은 첫번째 글(수강전 과제)을 수정하거나 아예 다시 쓰되, 반드시 제목과 내용을 일치시키는 데 힘쓰셔야 합니다. 제목이나 초점을 잘 잡으라는 말도 되겠습니다. 2. A4 한 장 내외의 분량을 지키십시오. 3. 여러분이 글을 올리면 저와 다른 분들(특히 조원들)이 평을 달 터인데, 그것을 참고하여 다시 '세번째 글'을 써가지고 6부 복사하여 29일 강의날에 가지고 오셔야 합니다. 그 날에는 모둠별 합평도 하고 제가 개인별로 평도 해 드릴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쓰기 훈련을 할 기회가 많지 않을 터이니, 이 기회를 잘 활용하여 보다 좋은 글을 쓸 욕심을 내보십시오.